★★★
책을 읽게 된 계기
알쓸별잡을 보던 중 배움의 방식에 있어 과거로의 회귀가 일어나고 있다는 김상욱 교수의 얘기에서 이 책을 소개하며 이야기 나누던 부분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 역시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소양 중 하나가 글을 차분히 읽어내려가고 이를 내재화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가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 내용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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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를 통해 발생한 사고의 재구조화와 그리스 철학의 시작이 서로 긴밀하게 결부되었음을분명히 보여줬다. 플라톤이 <국가>에서 시인을 배제했다는 것은, 호메로스의 시에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소박하고 집합적이고 병렬적인 구술성에 입각한 사고에 대한 플라톤의 거부를 뜻한다. 그 대신 플라톤은 세계와 사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또는 해부를 지지하였는데, 이는 그리스임의 마음에 알파벳이 내면화됨으로써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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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사이에 분석적 사고가 우세하게 된 원인을 그들이 알파벳에 모음자를 도입한 데에서 찾고 있다. 그 준에 셈족이 만든 최초의 알파벳은 자음자와 몇 개의 반모음자만으로 이루어졌다. 그리스인은 모음자를 도입함으로써 음성이라는 붙잡기 어려운 세계를 추상적이고도 분석적이며 시각에 호소하는 모습으로 코드화하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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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 속에 사는 사람이 하나의 복잡한 문제를 숙고해보려고 결심해서 마침내 몇백 단어로 하나의 해답을 만들어냈다고 하자. 이 사람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다듬어낸 이 언어표현을 어떻게 기억해두고 나중에 생각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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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떠올려낸 생각을 어떻게 해서 마음속에 환기할 수 있을까? 대답은 단 하나, 기억 가능한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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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에 입각한 사고와 표현의 구성 요소들은 뿔뿔이 흩어지기보다 한데 모여서 덩어리가 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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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을 차리는 장소에서의 이야기를 보면 '군인'보다는 '용맹한 군인'이라고, '공주'보다는 '아름다운 공주'라거, '참나무'보다는 '단단한 참나무'라고 말하는 편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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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에서의 전승 표현은 개별적으로 떼어낼 수 없다. 이러한 표현은 여러 세기에 걸쳐서 겨우 하나로 간추려진 것이며, 정신 말고는 어디에도 저장해둘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인은 영원히 용감하고, 공주는 영원히 아름답고, 참나무는 영원히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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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인은 정의라는 것을 형식적으로 개념화된 방식보다도 오히려 상황적으로 생각했다. (Havelock 197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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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구술성에 관하여 설명해온 내용 중에서 상당 부분을 '목소리에 의지하는'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 합치시킬 수 있다.
소리는 그것이 사라지려고 할 때만 존재한다. 한 단어의 소리 전체를 한꺼번에 현존시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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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는 모든 말을 망라하는 사전을 만들어내고, '올바른' 언어의 규칙을 세우려는 욕구를 창출했다.
느낀 점 및 생각
문자가 생겨나 구두로 전승되던 것들이 글자로 적히고, 인쇄술의 발달로 확산이 쉬워짐과 함께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역시 변하였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나는 배움을 계속하는 사람과 배움을 멈춘 사람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던 사람도 나이가 들거나 다치게되어 운동을 쉬게 되면 그 좋았던 몸도 한순간에 망가지게 되는 것처럼, 사고하는 과정을 즐기고 계속 유지하지 않으면 경직된 사고 방식에 갇히게 될 것이다.
누군가 이를 주목하고 연구하고 회를 거듭해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보며 학자들의 위대함도 옅볼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변화된 점
나를 알고 너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알고 현재를 알아갈 때 다가올 미래에 대해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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