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을 코로나를 피해서 철저히도 살아왔는데
둘째의 확진을 시작으로 한명씩 전파되어 우리 가족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독한 약기운에 의지하다 약에 취해 머리가 멍해지다가.. 그렇게 5일이 지났다.
오늘은 약을 먹지도 않았는데 머리 속이 멍하고 약에 취한 듯한 기분이다.
그제 달아난 미각과 후각이 아주 약간 돌아오려고 하는 와중이어서인지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 향도, 명동 칼국수 국물향도 느껴지지 않는 멍한 상태이다.
멍한 와중에도 깨어있지 못함에.. 그 막연하기만 한 불안감에 좌불안석이다.
뭘 할 수 있을까, 뭘 하고 있어야 할까…
아까는 애들 아빠 대신 약을 타러 가는 길에 횡단보도에 서서 생각했다.
지금의 머릿속 생각과 지혜들을 10년 전에 가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좀 더 능숙하게 내 삶을 개척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지금, 10년 후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10년 후에 또다시 후회되지는 않겠지 싶었다.
10년 후의 지혜를 지금 현실로 가지고 오려면 내가 해야할 단 한가지 일은 바로,
다양한 책들을 읽는게 아닐까?
책을 읽고 생각과 공감력을 늘려가고 삶을 바라보는 척도를 넓혀가면
미래의 지혜를 현재로 데러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깨어있으라, 나에게 주문하고 싶어지는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충분하기만 한 코로나 휴가가 너무나 감사하다.
나의 42~52세는
나의 일생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ps:
아이들 책을 골라 주어야 하는데… 애들 책을 읽어주지 않은 날들이 길어지다보니 나태해져 버렸다.
이번 격리가 해제되면, 도서관도 가고 집에 꽂아둔 책들도 바꿔주고,
다가오는 봄, 다가오는 새로운 시작들을 마음껏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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